연예인 몽골 제국의 미얀마 정복 -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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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기먹는스님 댓글 0건 조회 66회 작성일 24-05-06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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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 https://www.fmkorea.com/6438491239



사신들을 모조리 처형하는 폭거에도 불구하고 몽골과 버간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는 일은 없었다. 몽골의 대칸 쿠빌라이의 가장 큰 관심사는 거의 막바지에 접어든 남송 원정이었으며, 버간의 위치는 그가 있는 곳으로부터 너무 멀어 사신들이 처형되었다는 소식조차 전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발생했다.



56e47a1ca7214c8b1efab862532c1826.jpg 몽골 제국의 미얀마 정복 - 2


상부 미얀마 북동부에 위치한 고원 지대에는 '샨'이라 불리는 종족이 거주했다. 이들은 본디 중국의 운남 지역 출신이나 남쪽으로 이주했고, 버간 제국의 태조 아노야타에게 정복된 이래 버간에 복속되었다.


북쪽의 대리 왕국이 몽골의 손에 멸망하자 이들의 땅은 몽골과 버간 사이의 회색지대가 되었다. 몽골 사신들이 입조를 요구하는 조서를 버간 도성으로 전달할 때 길잡이로 택한 것도 이들이었다. 나라티하파테는 그 무례한 글이 자신에게 당도하는 데 이들이 관여한 것에 격노했고, 대군을 동원해 부락을 습격하여 관련자를 체포했다. 관련자들은 막대한 재물을 바친 뒤 석방되었지만, 이후로도 감시와 통제를 받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이 사건은 당연히 샨족 부족들에게 버간에 대한 적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샨족 족장 아곽은 몽골의 지방관에게 버간으로 향하는 길을 모두 고해 바치며 버간을 공격하면 자신들이 선봉에 서겠다고 말했다. 지방관은 그 말을 상부에 보고했고, 그제야 몽골 측에서는 사신들이 돌아오지 않는 것을 인식했다.


운남성에서는 "미얀마의 왕은 항복할 마음이 없으며 간 사절단도 돌아오지 않으니 반드시 정벌해야 한다"라는 보고를 올렸다. 추밀원 역시 그대로 대칸에게 진언했다. 하지만 쿠빌라이는 신중했다. 그는 신하들을 제지하고 사정을 상세히 알아볼 것을 명령했다. 운남성은 몽골에 귀부한 샨족 족장 아화를 버간으로 파견했고, 아화는 "사절들은 무사히 생존해 있다"라는─사실인지 거짓인지 모를─보고를 가지고 돌아왔다.


그러나 그것은 오히려 전쟁의 기폭제가 되었다. 나라티하파테는 버간의 지배 아래 있어야 할 아화가 몽골의 수족처럼 움직이는 것에 분노했고, 그를 징벌해 다른 샨족 부족들에 본보기를 보여야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다.


결국, 일어날 전쟁은 일어나게 되어 있는 법이었다.



1024px-Burmese_equestrian_sports.jpg 몽골 제국의 미얀마 정복 - 2


1277년 봄, 나라티하파테는 대군을 일으켜 몽골을 대대적으로 침공했다. 『원사』는 버간군의 규모를 4만에서 5만에 1만 필의 말과 8백 마리의 전투코끼리를 갖추고 있었다고 기록한다. 당시 버간의 인구를 고려하면 이는 전근대 사료에서 흔히 그렇듯 과장되어 있는 수치일 것이나, 그 무리가 적지 않았음은 분명하다.


버간군의 목표는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몽골에 투항한 아화의 부족을 징벌하여 버간 제국의 패권을 바로잡는 것이고, 두 번째는 국경 지대에 요새를 세워 이어질 몽골과의 전쟁을 대비하는 것이었다.


버간군의 진군을 감지한 아화는 황급히 도움을 청했다. 당시 운남 지역에서는 몽골국 지휘관 크후두, 신저일, 탈라탈해가 소규모의 기병대를 지휘하여 샨족을 토벌하고 있었다. 아화의 구원 요청을 받은 이들은 신속하게 밤낮을 가리지 않고 행군하여 운남성 남부의 응아사웅쟌에서 버간군의 주력과 조우했다.



Mongol_invasions_of_Burma_(1277-87).png 몽골 제국의 미얀마 정복 - 2


몽골군은 전통적인 스웜 전술로 버간군을 상대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몽골군의 조랑말은 처음 보는 코끼리에 겁을 먹어 기수의 통제에 따르지 않았다. 크후두는 침착하게 전군을 세 개의 부대로 나누었다. 그리고 휘하의 병사들에게 말에서 내려 코끼리를 저격할 것을 명령했다. 화살을 맞은 코끼리는 고통에 날뛰며 후열의 아군을 모조리 짓밟고 달아났다.


버간군의 진열은 붕괴되었다. 그 틈을 노려 몽골군은 화살을 쏟아부으며 돌진했다. 버간군은 혼란에 빠져 패주했다. 그들에게 다행인 것은 전장이 늪과 산, 강으로 둘러싸인 험지였다는 것이었다. 추격 과정에서 몽골군은 분산되었고, 험한 지형은 진로를 가로막았다. 그 틈을 타 버간군은 패잔병을 규합하여 고립된 몽골군 지휘관 신저일을 급습했다.


신저일은 파발을 크후두에게 보내 시급히 지원을 요청했다. 크후두는 신속하게 부대를 제편하여 다른 두 명의 지휘관과 함께 버간군을 역격했다. 버간군 최후의 저항은 분쇄되었고, 남은 것은 일방적인 학살뿐이었다.



img.jpg 몽골 제국의 미얀마 정복 - 2



몽골군의 추격은 30리에 걸쳐 이어졌다. 그 길을 따라 말과 사람, 코끼리가 서로 짓밟아 죽은 시체가 가득했다.


몽골군은 버간군의 요새 17곳을 파괴했다. 사로잡은 포로는 헤아릴 수조차 없었다. 포로가 어찌나 많은지 신발 한 켤레, 옷 한 벌만 몸값으로 받고 포로를 풀어 주기도 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렇게 풀려난 포로들은 원한에 찬 샨족들에게 사냥당해 살아서 돌아간 자가 거의 없었다.


이 시점에서 사실상 버간은 몽골의 침입에 저항할 역량을 상실한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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