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며느리가 더럽혀졌으니 버리게 해주세요"-임금 장인의 이혼소송[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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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기먹는스님 댓글 0건 조회 279회 작성일 23-10-30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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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근래 M사의 금토드라마 '연인'이 장안의 화제로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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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드라마의 놀라운 점은 그동안 우리 역사에서 수치스러운 부분으로 여겨졌던 병자호란기의 시대상을 그대로 담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 시대에서 청나라에서 속환되서 돌아온 여성 포로들. 이른바 환향녀들의 비참한 삶을 잘 조명했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환향녀의 대우 문제는 일반 백성들뿐만 아니라 사대부가에게도 심각한 문제. 아니 오히려 더한 문제였다. 그리고 그 문제점을 폭발시켰던 장본인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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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장유


서인 출신이자 인조반정에서도 혁혁한 공을 세워 1등공신에 봉해졌고, 절개로 이름이 높은 청음 김상헌의 형인 김상용의 사위였다.(김상용은 병자호란 당시 강화도에서 책임자들이 홀로 도망가는 와중에 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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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훗날의 효종이 되는 봉림대군의 장인이라 국구로 대우받았고, 당대에 글재주뿐만 아니라 천문지리와 무예/병법에도 능한 팔방미인이었다.


물론 여기서 끝나면 그냥 우수한 관료에 모든 걸 누린 행운아지만 1638년 그의 집안을 뒤흔든 사건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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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알다시피 1637년 있었던 병자호란에서 청군은 한양/경기도 일대를 대대적으로 약탈했고, 물론 그 와중에 사람도 부려먹기 위해 잡아갔다. 이 포로들 중 일부는 돈푼깨나 있는 집안의 경우 몸값을 지불하고 데려오기도 했는데, 이 포로로 돌아온 여자들 중에서 장유의 며느리인 청주 한씨가 있었다. (청주 한씨도 왕비를 여럿 배출한 명문가이니 집안 사람을 데려올 돈이야 어렵지 않았을 것.)


이에 장유는 인조에게 상소문을 올려“며느리가 속환되어 왔는데 (오랑캐들에게 몸이 더럽혀져) 조상의 제사를 차마 받들 수 없으니 외아들이 이혼하고 재혼할 수 있게 허락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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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 이를 어쩌면 좋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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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길 :'만약 내쳐도 된다는 명을 내린다면 청나라에서 돌아오기를 원하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안됩니다.

인조는 최명길의 뜻을 받아들여 이혼을 불허하였다.


이 일이 있고나서, 장유는 직후 사망했는데, 문제는 장유가 사망한 뒤에 일어났다.


2년 후, 장유의 처 안동 김씨(즉 청음 김상헌의 큰 조카딸)가 다시 ‘며느리가 시부모에게 순종하지 않으니 아들의 이혼을 허락해 달라.’고 진정하였다. 이혼 사유를 달리한 것이다.


이번에는 영의정 홍서봉이 반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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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남편이 조정의 윤허를 받지 못하자 칠거지악을 내세워 뜻을 관철시키려는 것입니다.(중략)만일 제 스스로 음란 패악에 빠져든 무리들과 똑같은 죄악으로 논해 이혼시킨다면 억울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일부 강경한 사대부들+가뜩이나 병자호란으로 추락한 왕의 권위+ 국구의 소원이라며 떼를 쓰는 서인 명문가 안사돈을 이기지 못하고 인조는특례로 이혼을 허락하고, 그 외 어떤 이혼도 허락하지 않는다는 영을 내렸다.


장선징은 결국 환향녀인 아내 한씨를 내쫓고 경주 이씨 가문의 여식과 재혼해 두 딸을 뒀다. 장선징이 선례가 되어 대부분의 사람은 ‘사대부의 가풍’에 누가 될까 환향한 부인을 내쫓았다고 한다.


그리고 청나라로 잡혀간 사대부가 여식들은 최명길이 경고한 그대로 청에 머물게 되거나, 자결하거나, 아니면 가난 속에 비참한 인생을 마쳤다.


업보인가. 이 일로 인해 장유의 후손들에겐 화가 미쳤다.


장유의 하나뿐인 손자 장훤은 장성한 후 환향녀의 아들+ 제 어미를 버리고 계모에게 간 패륜아로 찍혀 신료들 사이에서 푸대접을 받아 미관말직을 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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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현종이 그래도 이종 사촌인 그에게 종9품 말단 능참봉의 벼슬을 내리려고 할 때에도 사대부들이 반대했으나 승진과 연관된 청요직을 안 주겠단 조건하에 겨우 벼슬을 내렸고, 장훤은 이후 천안군수를 역임한 것 외에는 이렇다 할 관직 없이 살다가 아들 하나 두지 못하고 사망해 장유의 직계는 여기서 끊겼다.


이후 장유의 대는 형인 장윤의 후손들이 양자로 들어가 이었으나, 이미 가문은 몰락했고 그 이후 장유의 가문인 덕수 장씨는 이렇다 할 명사를 배출하지 못했다. 오랑캐에게 몸을 더럽혔다며 죄없는 며느리를 내쫓은 소소한 대가일까....


tmi) 사실 한 세대 전의 선조 당대에도 왜군들에게 포로로 잡혔다가 도쿠가와 막부 이후 조일관계가 정상화되면서 돌아온 여인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인조 시절처럼 멸시를 당하지 않았는데 이는 선조의 적극적인 지시 덕이었습니다.


선조 39년 송도(개성)에서 이름난 문인이었던 차천로가 아내가 왜군에게 끌려갔다 돌아온 일로 몸을 더럽혔다며 내쫓고 종실(전주 이씨)의 여인을 새 부인으로 맞은 적이 있었습니다. 이게 종실의 여인과 결혼한 것이니 전주 이씨 수장인 선조에게도 보고가 다 왔고, 선조는 대신들을 불러 대책을 의논하던 중 거기서 이런 발언을 남겼는데,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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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는 일개 간사한 사람이다. 그 처가 왜적에게 더럽힘을 당했다고 핑계대 다른 여인을 취하여 처로 삼았는데, 감히 선원계보(왕실의 족보)에 기록하였으니 만약 후인들이 본받아 처에게 무슨 죄가 있다고 하고 마음대로 새로 장가를 든다면 그것을 장차 모두 허락하여야 할 것인가. 처에게 과연 죄가 있다면 유사(有司)에게 알리고 문족(門族)에게 의논하여 그 죄를 밝힌 뒤에 쫓아내어야 옳을 것이다. 지금천로의 행위는 풍속을 해치고 윤리에 어긋나는 것이니, 유사로 하여금 의논하여 처리토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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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덕형-이원익-이항복 등 각 당의 영수들이 이 발언을 적극 찬성하고 처벌을 논의하는데 대명률로 적용하면 죄 없이 아내를 버렸으니 곤장 90대고, 경국대전으로 하면 혼인 무효인데 무엇으로 할지 정해달라 하자 선조 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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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명률로 하고 종실 여인과의 혼인도 무효시켜라.



그리하여 천로는 곤장 90대를 맞고 후처와의 혼인도 무효화 됐고, 이 때문인지 왜군에 포로로 잡혔다 돌아온 여인들은 나쁜 대접을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https://sillok.history.go.kr/id/knb_13901001_002


대체 똑같은 전쟁을 거쳤는데 어떻게 자기들 조상님보다 못할 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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