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일본인의 관점에서 본 도쿄대공습 만화[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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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푸히헤헤햏ㅎ 댓글 0건 조회 287회 작성일 23-11-02 04:13본문
1945년 3월 9일에서 10일로 넘어가는 자정 12시 8분, 칠흙같이 까만 도쿄 밤하늘에 미군의 B-29 폭격기 344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폭격기들은 도쿄 상공에서 6시간 동안 네이팜탄 1700톤을 투하했다.
밤하늘에서 쏟아져내리는 네이팜탄은 도쿄 시내 전역에 투하되었고 순식간에 불꽃이 밤하늘 30m 높이까지 치솟으며 맹렬한 화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여기에 애초부터 불어오던 강한 지상풍과 만나면서 화염은 순식간에 좌우 위아래 기세좋게 뻗어나갔다.
처음 15분 동안 밀집한 목조 건물들은 네이팜탄으로 거대한 불구덩이로 변했고 화재로 가열된 공기는 팽창하며 위로 치솟았다. 그리고 다시 주변의 공기를 게걸스럽게 빨아들여 풍속은 점점 강해졌다.
이 격렬한 대류 현상은 거대하게 소용돌이치는 불기둥을 만들었으며 강풍은 불붙은 연소물들의 잔해를 빨아올렸다가 사방으로 흩뿌렸다. 그리고 이렇게 퍼져나간 불꽃들은 다시 잔불을 일으키며 화재를 확산시키고 작은 화재들이 다시 합쳐져 더욱 더 화재를 키우는 순환이 이어졌다.
이런 불바다의 쓰나미는 골목길과 애써 만들어놓은 방화대 따위는 있지도 않은 것처럼 수십~수백 미터를 우습게 뛰어넘어서 주변의 목재든 인체든 가리지 않고 모든 유기물을 닥치는 대로 삼켜나가기 시작했다.
도쿄 시민들도 처음에는 소방훈련 때 배운 대로 실천하려고 했다. 소이탄에 물이나 젖은 걸레를 퍼붓기도 하고 양동이 릴레이를 조직하려고 시도했고 경찰 소방대와 의용소방대 등이 지시하는대로 행동하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정부와 관공서 공무원들은 각 구역의 시민들이 자기 할 일을 완수하면 그 동네들은 무사할 것이고 결국 도시 전체가 무사할 것이라고 말해 왔다. 그러나 300여 폭격기의 무차별 집중 폭탄 투하는 애초에 시민들의 소방훈련으로 감당이 가능한 규모가 아니었다.
결국 화재 진압을 시도하던 도쿄 시민들은 한시간도 되지 않아 모조리 불길에 잡아먹혔다. 경찰은 사람들을 방화대, 공터, 혹은 이미 모든 게 다 타버린 장소로 이동시키려고 노력했고 소방대원들은 살아남은 몇개의 소화전을 통해 화염에 휩싸인 거리를 뛰어다니는 사람들 몸에 물을 뿌려줬지만 화재선풍이 사방팔방에서 덮쳐오는 상황에서는 별 소용이 없었다.
타죽지 않은 사람들은 불이 산소를 모두 태워 버린 탓에 뜨거운 연기 속에서 질식해서 숨졌다. 폭격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남긴 증언에 따르면 화재현장의 끔찍한 열기로 인해 가까이만 가도 화상을 입거나 옷이 갑자기 화르륵 타오를 정도였다고 한다.
스미다 강은 화염 폭풍으로부터 안전할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양쪽 강 기슭에서 수만 명의 도쿄 시민들이 스미다 강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네이팜탄은 강물 위에서도 잘만 타올랐으며 주변의 산소를 모조리 빨아들여 강에 뛰어든 사람마저 대거 질식사시켰다.
일본 공식 집계로는 이날 도쿄 대공습으로 민간인 사망자 8만 3793명, 중상자 4만 918명, 이재민 100만 명 이상이 발생했다. 조선인 사망자는 약 1만 명으로 추정된다.



